돈 메트릭 전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 부문 사장이 소셜게임업체 징가의 새 CEO가 됐다. MS에서 차세대 게임 콘솔 ‘X박스 원’을 지난 5월22일 발표했으니 한 달을 막 넘긴 시점에서 적을 옮긴 셈이다. 징가는 돈 메트릭 전 사장을 어떻게 영입했을까. 징가가 돈 메트릭 새 CEO 손에 쥐여 줄 돈의 액수가 눈길을 끈다. 징가의 주식과 현금, 연봉 등을 모두 합쳐 5천만달러를 넘는 돈을 받게 된다.
한편, 돈 메트릭 CEO가 빠져나간 자리를 MS는 내부 인력에서 보충할 계획이다. 돈 메트릭 사장이 물러난 탓에 조직 개편 계획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돈 메트릭 전 MS X 박스 부문 사장, ‘X박스 원’ 발표 직후 징가 CEO가 됐다.
5천만달러 거머쥔 돈 메트릭 전 X박스 부문 사장
돈 메트릭 CEO는 징가로 옮긴 첫해 현금과 주식으로 총 1930만달러를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가 CEO가 되면서 받기로 한 500만달러와 돈 메트릭 CEO와 매년 약속한 연봉 100만달러, 여기에 1130만달러 가치의 징가 주식, 현금 보너스 200만달러를 더한 액수다.
500만달러 가치가 있는 178만5714개 주식과 1천만달러 상당의 주식 735만7143주를 스톡옵션으로 얻게 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부터는 기본 연봉에 2배에서 4배까지 보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최소 200만달러에서 400만달러까지 돈을 더 받을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징가가 이 같은 방식으로 새 CEO를 영입한 것을 가리켜 “징가가 돈 메트릭을 구매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징가는 지난 2011년 주식을 공개한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PC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으로 게임 시장 판세가 뒤바뀌는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한 탓이다. 지난 6월에는 전체 직원 중 500여명을 정리해고 하는 등 살을 깎기도 했다. 징가가 부진을 털기 위한 열쇠로 돈 메트릭 새 CEO를 낙점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줄리 라르손 그린 사장, ‘X박스’ 담당할 듯
MS는 X박스 부문 사장 자리에 뚫린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여기에 줄리 라르손 그린 MS 윈도우부문 사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7월4일 전한 내용을 보면, 줄리 라르손 그린 사장이 MS 전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분야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X박스 게임 콘솔은 물론 MS가 직접 만드는 윈도우 태블릿 PC ‘서피스’ 시리즈를 모두 포함한 영역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라면, MS의 게임 콘솔과 서피스 등 하드웨어 부문은 줄리 라르손 그린 사장이 책임지게 된다. 현재 윈도우폰 부문을 이끌고 있는 테리 마이어슨 사장은 줄리 라르손 그린 사장을 대신해 윈도우 부문까지 이끌게 될 전망이다. MS의 조직 전체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MS가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는 얘기는 지난 2012년부터 들려왔다. 2012년 10월에는 스티브 발머 CEO가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MS의 조직개편 계획에 따라 원래 하드웨어와 엔지니어링 영역을 담당하게 될 인물이 돈 메트릭 전 사장이었다는 게 익명 제보자의 설명이다. 돈 메트릭 사장이 갑자기 징가 CEO 자리를 수락하는 통에 MS는 내부에서 다른 인물을 낙점해야 하는 처지다.